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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성 vs 작품성, 평점으로 비교하기(상업성, 작품성, 평점)

by moneyonthetree 2025. 5. 31.

상업성, 작풍성 평점 관련 사진

영화는 예술인 동시에 산업입니다. 이 두 속성은 각각 ‘작품성’과 ‘상업성’이라는 이름으로 정의될 수 있으며, 영화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또한 이 두 가지 축 위에서 나뉩니다. 상업성은 주로 흥행 성적, 즉 관객 수나 박스오피스 수익으로 측정되고, 작품성은 연출의 독창성, 주제의 깊이, 연기력, 메시지 전달력 등 예술적 요소를 중심으로 평가됩니다. 이러한 가치들은 때때로 충돌하지만, 종종 평점이라는 지표를 통해 서로 비교되기도 합니다. 본 글에서는 '평점'을 중심으로 상업성과 작품성이 영화 평가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비교 분석하고자 합니다.

1. 상업성 중심 영화: 대중을 겨냥한 구조와 평점의 딜레마

상업 영화는 철저히 대중의 취향과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기획됩니다. 시각적 효과, 액션, 스타 캐스팅, 간결한 이야기 구조, 빠른 전개 등은 상업 영화의 핵심 요소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일반 관객이 영화를 소비할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부분이며, 극장 관람객 수와 흥행 수익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흥미 중심의 영화들이 평론가나 특정 평점 시스템에서 높게 평가받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대표적으로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시각적 효과와 박진감 있는 전투 장면으로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평론가 평점은 낮은 편입니다. Rotten Tomatoes 기준으로 시리즈 대부분이 20~30%대에 불과하며, “스토리가 부실하다”, “캐릭터가 얄팍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쥬라기 월드>, <분노의 질주> 등의 프랜차이즈 영화도 높은 흥행 수익에도 불구하고 비평가들 사이에선 대체로 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영화들은 일반 관객 평점에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관객은 영화의 깊이보다는 재미, 몰입감, 만족감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트랜스포머>나 <분노의 질주>는 오디언스 스코어가 70~80%로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상업성이 강한 영화가 평론가와 관객의 시선을 가를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흥행 성적이 높아도 평점이 낮은 영화는 많습니다. 이 경우 영화의 상업성은 인정받았지만, 작품성에서는 미흡하다는 반증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흥행 수치만으로 영화를 평가하기보다는, 어떤 관점에서 그 영화가 제작되고 소비되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작품성 중심 영화: 예술적 시도와 제한된 수용성

작품성 중심의 영화는 관객 수나 수익보다 ‘무엇을 말하느냐’, ‘어떻게 말하느냐’에 더 큰 비중을 둡니다. 주제의식이 깊고, 표현 방식이 실험적이며, 해석의 여지가 많은 구조를 가집니다. 이러한 영화는 예술 영화관, 영화제, 비평 사이트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대중에게 널리 소비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팬텀 스레드>나 <데어 윌 비 블러드>는 정교한 연출과 심리 묘사, 상징적 표현 등으로 비평가 평점에서는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흥행 성적은 상업 영화에 비해 훨씬 낮습니다. 이와 같은 작품은 Rotten Tomatoes에서 90% 이상의 신선도를 기록해도, 박스오피스 수익은 수백만 달러 수준에 그칩니다.

한국 영화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등은 해외에서 작품성 높은 영화로 인정받았지만, 국내 흥행은 상대적으로 저조했습니다. 이러한 영화들은 철학적 주제, 불친절한 전개, 모호한 결말 등으로 인해 일반 관객의 접근성이 떨어지며, 높은 평점에도 불구하고 관객 수는 제한적입니다.

작품성 중심의 영화가 지닌 또 다른 특성은 평론가 평점과 관객 평점 사이의 격차입니다. 관객은 이야기의 직관성과 감정적 몰입을 중시하는 반면, 평론가는 연출 기법, 서사의 구성력, 주제의 명료성 등을 중심으로 평가합니다. 이로 인해 같은 영화라도 전문가와 일반 관객의 평점이 크게 갈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더 페이버릿>이 대표적 사례로, 평론가 평점은 90% 이상이지만 관객 평점은 60%대에 머무르며 대중성과의 간극을 보여줍니다.

3. 평점 지표로 본 상업성과 작품성의 교차점

오늘날 영화 평점 시스템은 관객 평가와 비평가 평가를 분리하여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IMDb는 통합 점수를 제공하지만, Rotten Tomatoes는 ‘Tomatometer(비평가)’와 ‘Audience Score(관객)’를 분리하여 각각의 평가를 보여줍니다. 이 두 평점의 간극은 영화가 상업성과 작품성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가늠할 수 있는 힌트가 됩니다.

<조커>(2019)는 이 지표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비평가 점수는 68%로 비교적 낮았지만, 오디언스 점수는 88%에 달했습니다. 이는 영화가 전달하는 감정적 폭발력과 주인공의 파괴적인 심리가 대중에게는 큰 공감을 불러왔지만, 평론가에게는 불편함과 과잉 해석의 여지를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노매드랜드>는 평론가 평점 94%, 관객 점수 58%로 대조적인 평가를 받으며, 작품성은 높지만 대중성에서는 멀어진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상업성과 작품성의 교차점에 위치한 영화도 존재합니다. <기생충>은 대표적인 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과 함께 국내외 흥행에도 성공하며 비평과 흥행 양측에서 모두 인정받은 사례입니다. Rotten Tomatoes에서 비평가 점수 99%, 관객 점수 90%를 기록하며 작품성과 상업성의 이상적인 균형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처럼 평점은 단지 숫자가 아닌, 관객과 비평가가 각각 어떤 기준으로 영화를 바라보았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입니다. 영화 선택 시 이 두 지표를 함께 비교해보는 습관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결론: 영화 평점, 해석의 기준을 고민할 때

상업성과 작품성은 영화를 구성하는 두 축으로, 어떤 것이 우위에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평점은 이 두 요소를 다르게 조명하며,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조화를 이룹니다. 단지 높은 평점만을 보고 영화를 선택하기보다는, 그 평점이 ‘어떤 기준에서’ 매겨졌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업 영화는 대중적 만족과 오락적 가치를, 작품성 영화는 철학적 메시지와 연출의 깊이를 제공합니다. 여러분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에 따라, 참고할 평점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숫자에 의존하기보다는, 평점 뒤에 숨은 맥락을 읽어내는 영화 감상의 태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